L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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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 12 / 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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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하우스 앤드건축사사무소 김중근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 후 정림건축에서 실무를 익혔다. 이후 김이건축과 한건축 공동대표를 거쳐, 2002년 설립한 앤드건축에서 오종수와 건축/디자인 영역을 넘나들면서 그 경계를 확장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대한극장, 고도일 병원, 삼성전자 갤럭시 스튜디오 등의 건축•인테리어 설계와 N-서울타워, CJ인재원, NCsoft사옥 등의 사인/공간그래픽 디자인 등이 있다. L-House 11 Levels - 7 Layers - 4 Lives - Lee's House 7개, 더 정확하게는 11개의 다른 Level로 구획된 평면은, 각각의 서로 다른 생활(Lives)의 Layer를 구성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Layer들은 때로 포개지고, 때로 나누어지며 개인과 가족을 매개하기도 하고 자기만의 공간으로 침잠하기도 한다. 다양한 Layer들을 하나의 집으로 엮어주는 외피는 내부와 대조적인 거친 질감과 단순한 형태로 계획하여 서로의 특성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상반된 선호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L 하우스는 여유로운 정취 속의 편안한 벽돌집으로 보이는 외피와, 또 한편으로 현대적인 형태와 깨끗한 공간에 대한 가족들의 다채로운 취향을 담아내는 풍성한 내부공간이 서로 교감하는 집으로 계획되었다. 판교의 단독주택단지는 일률적인 직사각형 필지로 분할되어 있다. 이러한 필지에서 가장 경제적인 배치는 한쪽으로 외부공간을 몰아두고, 한쪽으로 직사각형 덩어리를 짓는 것이지만, L 하우스는 두개의 덩어리(mass)를 어슷하게 배치해 그 사이를 외부공간들로 채워 넣었다. 사잇공간들로 구성된 외부공간은 한쪽으로 집중시킨 배치와 비교하면 물리적인 규모는 작아졌지만 공간을 둘러싼 거친 벽돌 외피와 다채로운 내부공간이 서로 교감하여 심리적인 경험을 확장시키는 장점이 있다. 내부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되는 공간은 집 전체를 연결하는 높은 계단실이다. 한정된 대지에 다양한 성격의 내부공간을 층층이 채워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 공간들을 하나로 엮어줄 수직 동선은 일반적인 계단실보다 중요한 역할을 갖게 되었다. 계단실은 각각의 Layer와 삶(Lives)들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며, 마치 이 집안의 모든 곳을 경계 없이 뛰어다니는 귀염둥이 강아지처럼 누비게 된다. 계단실을 따라 두 개의 자녀방과 안방, 다락방, 옥탑방이 반 개 층씩 올라가는 스킵플로어로 이어진다. 자칫 공간들을 단절시킬 수 있는 폐쇄적 계단실이 되지 않도록, 계단실 동쪽 사이공간으로 여러 개의 창을 뚫어 채광과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계단실 내부에 같은 입면 어휘의 가벽을 세워 빛과 시선을 주고받도록 했다. 수직으로 높은 공간의 최상부에는 천창을 내어 집 전체 중심으로서의 상징성을 주었다. 다채로운 빛과 공기, 시선으로 채워진 공간의 풍성함은 외부와 각 실을 연결하는 계단실에 반외부적 성격을 부여해,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는 길이 마치 별개의 집으로 들어가는 듯한 경험으로 느껴지도록 계획하였다. 1층의 거실은 대지 북쪽의 운중천과 그 뒤 청계산의 풍광을 한껏 받아들이도록 전면창으로 계획하였다. 남향보다 이 조망을 감상할 수 있는 위치에 거실을 배치하고 싶다는 건축주의 의견은 실제로 잘 들어맞은 듯 "요즘은 이 조망을 감상하고 싶어 여느 때보다 일찍 집으로 귀가하게 된다."고 건축주는 말했다. 개방적으로 계획된 거실과는 반대로 반지층의 서재는 절제와 차분함의 공간으로 차별화 하였다. 짙은 목재 마루와 노출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서재는 사잇공간 중 하나인 선큰마당으로 이어져 작은 툇마루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기에도 좋은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두 자녀의 방은 스킵플로어의 단 차이가 방 내부까지 이어져, 같은 공간에서의 바닥 높이 차이로 침실로서의 기능과 작업실로서의 기능을 분리하였다. 아들 방은 두 개의 덩어리 최상부가 만나는 부분으로 서로 엇갈리는 두 개의 경사면이 그대로 노출되어 이색적인 공간감을 선사한다. 안방은 실제 사용 시간이 짧다는 건축주의 의견에 따라 밀도 높게 계획되었다. 방의 절반 이상을 walk in closet으로 계획해 많은 양의 수납이 가능하도록 하고, 실제 사용 면적이 작아진 침실은 높은 층고와 모서리 창을 계획하여 답답하지 않고 외부로 개방감이 느껴지도록 하였다. 전면과 후면 덩어리(mass)의 최상부에는 북측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옥상과, 남측 햇살을 즐길 수 있는 다락방이 각각 배치되었다. 이 공간들의 활용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경사면이 외부를 향해 높아지게 계획되었고, 이는 역박공이란 독특한 외관으로 이어졌다. 역박공은 빗물이 바깥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역구배를 형성해 외벽면의 오염을 방지하고, 집 중앙부로 모인 빗물은 어슷한 사잇공간들로 모아 떨어지게 하였다. 설계: 앤드건축사사무소(김중근) 설계담당: 구상우, 황수용, 김재영 위치: 경기도 분당구 운중동 908-5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30.3m2 건축면적: 114.87m2 연면적: 205.89m2 규모: 지상 2층 주차: 2대 높이: 10.4m 건폐율: 49.87% 용적률: 89.4%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치장벽돌, 징크, 럭스틸 내부마감: 도장, 타일, 온돌마루 구조설계: ㈜하모니구조엔지니어링 시공: 제이아키브 기계설계: ㈜플랜타너스 전기설계: ㈜기술사사무소 세부엔지니어링 설계기간: 2014. 5. ~ 10. 시공기간: 2014. 10. ~ 2015. 4. 건축주: 이상휘, 이윤희 자료제공 앤드건축사사무소 | 사진 신경섭 |